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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런한 냥이

세 곳에 연등을 달면 좋다는 이야기의 의미 본문

생활정보

세 곳에 연등을 달면 좋다는 이야기의 의미

꿈꾸냥 2026. 5. 2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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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면 절마다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리기 시작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이상하게도 연등 아래를 걷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은 차분해지는 느낌이 든다.

나 역시 매년 일 년 등을 달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행사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새 한 해의 마음을 정리하는 작은 의식처럼 자리잡은 것 같다.

예전부터 주변에서는 “연등은 세 곳에 달면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정확히 누가 처음 이야기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절을 다니다 보면 한 번쯤 듣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 몇 년 동안은 세 곳의 절에 꾸준히 연등을 달곤 했다. 마치 그래야 마음이 놓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달랐다.
늘 미리 전화하거나 직접 절을 찾아가 일년등을 신청했는데, 이번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 결국 초파일 당일에야 절을 찾게 되었다.

게다가 세 곳이 아닌 두 곳에만 등을 달았다. 별것 아닌 일일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마음 한편에서는

“그래도 세 곳을 채워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것이다.

사실 알아보니 “세 곳에 연등을 달면 좋다”는 이야기는 불교의 공식적인 교리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온 일종의 속설이나 민간적인 믿음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숫자 3은 불교 안에서 꽤 의미 있는 숫자이기도 하다.

불교에서는 불·법·승을 뜻하는 삼보(三寶)를 중요하게 여기고, 과거·현재·미래를 의미하는 삼세(三世), 인간의 욕심을 이야기하는 탐·진·치의 삼독(三毒)처럼 숫자 3이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세 번”, “세 개”, “세 곳”이라는 숫자에 좋은 의미를 담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또 어떤 사람들은 세 곳의 연등이 부모와 자식, 그리고 자신의 평안을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위한 의미라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정답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는 것 같다.

연등은 많이 단다고 해서 더 큰 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절에서도 스님들이 자주 이야기하듯,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등을 다는 마음이라고 한다.

한 개의 연등이라도 진심을 담아 올린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연등은 단순히 소원을 적어 걸어두는 물건이 아니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작은 빛처럼, 내 마음속의 걱정과 욕심을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존재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건강을 빌고,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고,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조용히 등을 달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세 곳이 아닌 두 곳에만 연등을 달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해진 숫자를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년 같은 마음으로 절을 찾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그 시간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아마 내년에도 나는 다시 연등을 달게 될 것이다.
세 곳이 될지, 두 곳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연등 아래를 올려다보며 잠시 마음을 쉬어가는 그 시간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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